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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은어 9가지

by beborn1 2024. 5. 17.

방송가에는 외부인들이 알기 힘든 은어가 존재합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현장에서는 독특한 용어들이 난무하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이 은어의 상당수가 우리나라 방송의 역사와 함께 일본에서 건너온 용어라는 사실입니다. 방송가 은어 9가지, 그 뜻을 함께 알아볼까요?



1. 야마(ヤマ) : '주제' 또는 '핵심'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촬영분의 야마가 뭔데?" 
= "이 촬영분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2. 시바이(芝居) : '재미 요소'를 뜻하는 말입니다. 
"시바이가 너무 없는데?" 
= "웃음 포인트가 많이 부족합니다."



3. 니쥬(二重) : '서론', '복선', '도입부' 등을 일컫습니다.
"너무 니쥬 없이 훅 들어오니까 시바이가 안 살잖아." 
= "사전정보 전달 없이 바로 본론으로 가니 재미가 반감되었어요."



4. 오도시(おどし) : '클라이막스' 혹은 '웃음 포인트'를 뜻합니다.
"이게 원래 오도신데 니쥬가 너무 없으니까 시바이가 안 살잖아"
= "이 장면이 클라이막스인데 사전 정보가 부족해서 재미가 없어 보여요"



5. 니마이(二枚目) vs 쌈마이(三枚目) : 니마이는 '진지함'을, 쌈마이는 '웃음 코드'를 상징합니다.
"아우 그 배우는 너무 니마이야" 
= "그 배우는 진지한 연기만 해서 버라이어티랑은 안 어울릴 거야"



6. 바레(ばれる) : '스포일러'가 노출되는 걸 일컫는 말입니다.
"야 여기 얘 왕관 쓴 거 바레 났잖아. 이 컷 쓰면 어떡해." 
= "우승자가 미리 노출된 컷이네. 이거 내보내면 안 돼."


7. 데꼬보꼬(凸凹) : 편집의 '기복' 혹은 '리듬감'을 뜻합니다.
"시바이만 계속 나오니까 정신이 없다. 데꼬보꼬가 있어야지" 
= "재미있는 장면만 연속되니 숨 돌릴 틈이 없어. 기복이 필요해"



8. 나래비(並び) : 단순히 장면을 나열만 한 '열거형' 편집을 말합니다. 
"이건 그냥 나래비잖아." 
= "그냥 영상을 주욱 늘어놨네. 편집 구조가 없어."



9. 와꾸(枠) : '이야기의 골격'이나 '대략적인 구조'를 일컫습니다.
"아 이거 스케쥴이 와꾸가 안 나오는데." 
= "촬영 일정이 전체적으로 잡히질 않아서 골치 아프네."


이렇게 방송가 은어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건너온 용어입니다. 방송 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용어까지 함께 수용했기 때문인데요. 물론 이런 은어가 업계 내부의 신속한 소통을 돕고 유대감을 강화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때로는 그 모호함 때문에 정확한 의사소통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은어와 병행해서 우리말 순화어를 쓰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굳어진 관행을 바꾸기란 쉽지 않고, 어떤 순화어는 오히려 어색하기까지 하죠. 중요한 건 협업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아닐까요? 은어를 쓰되 항상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한다면, 시청자들에게 더 좋은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