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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네아데스의 널

by centmos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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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바다에서 여러 사람을 태운 배가 난파했다. 바다에 빠진 선원 A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널판을 발견했다. 널판은 한 사람을 겨우 지탱할 만큼밖에 되지 않았다. 선원 A가 널판으로 헤엄쳐 갈 때, 마침 미쳐 붙잡을 만한 것을 찾지 못한 선원 B도 널판 쪽으로 수영해서 왔다. 선원 A와 선원 B는 동시에 널판을 붙잡았다. 두 사람이 게속 붙잡고 있으면 널판은 가라앉을 상황이 됐다. 선원 A는 선원B를 밀어냈다. 선원B는 결국 물에 빠져 죽고 선원 A는 구조됐다. 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카르네아데스가 만든 가상의 사건 '카르네아데스의 널'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례다. 이 사례는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가 되지만, 형법상 처벌돼야 하는지도 따져 볼만한다. 

범죄의 요소

  범죄는 (1) 구성 요건에 해당하고 (2) 위법하며 (3)유책한 행위라고 정의된다. 이 세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중 구성요건이란 형벌을 부과할 대상이 되는 위법한 행위를 형법에 유형화해 기술해 놓은 것을 말한다.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사람을 살해한다는 것이 구성요건이다. 구체적인 사실이 구성요건에 해당할 때는 일반적으로 위법하다.

정당방위

구성요건에 해당해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을 때가 있다. 정당방위,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경우다. 정당방위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현재의 위법한 침해로부터 방위하기 위해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법이 불법에 양보할 필요가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긴급피난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생명과 같이 대체할 수 없는 큰 법익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재산과 같은 법익을 희생시킨 일을 가지고 사회적인 해악을 일으킨 위법한 행위라 하지 않는다. 긴급피난은 꼭 위법한 침해 행위로 일어난 위난에 대하여만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당방위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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